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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19 법과 정의

  • 저자프리츠 로스·한스-루드비히 슈라이버

    출판푸른역사

  • 작성자HK+관리자

    작성일2021-06-10 17:23:41

    조회수1186

책소개

법과 정의의 기원과 이후의 오랜 관계를 통시적으로 살피다

법과 정의, 상호 일치적 관계에서 길항 관계를 형성하다

이 책은 코젤렉 등이 편집한 《개념사 사전》의 ‘법Recht, 정의Gerechtigkeit’ 항목을 옮긴 것이다. 저자는 독일 괴팅겐 대학의 형법학자ㆍ법철학자인 프리츠 로스 교수와 동 대학의 형법학자 한스-루드비히 슈라이버 교수이다. 책은 서양에서 법과 정의의 기원과 이후의 오랜 관계를 통시적으로 서술했다. 서양 사상의 주요 개념들이 고대 그리스에 기원했듯 법과 정의 역시 고대 그리스에서 파생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상호 일치적인 관계였던 법과 정의는 이후 중세-근대에 그 준거가 바뀌면서 신정법(神定法), 자연법, 이성법, 실정법 등으로 유형화하며 길항 관계를 형성했다. 특히 중세 이후 국가가 공고한 실체로 형성되자 법과 정의 사이의 불일치가 불거졌다. 정의 외에도 질서 그리고 법적 안정성이 법의 정당성의 근거로 함께 자리잡았던 것이다. 계몽주의 이후는 다시 인권과 자연법이 강조되는 한편, 국가법 체계가 완비되며 국가 질서 수호자로서의 법이 태동했다. 그 반대에 마르크스주의 법 이론처럼 법의 근거를 역사적 유물론에 종속하는 시도가 있었다.


나치의 불법국가, 정의에 기초한 법의 정당성 회복 목소리를 내게 하다

근대 이후 실정법을 강조하는 법실증주의가 강조되는 지점부터는 독일의 현실이 좀 더 부각된다. 법실증주의의 완결은 ‘법치국가(Rechtsstaat)’이다. 그러나 독일은 나치의 ‘불법국가(Unrechtsstaat)’를 거치며 법의 정당성의 근거인 정의의 파국을 맛보았다. 이에 대한 저자들의 대답은 책의 말미에 언급된 유명한 ‘라드부르흐 공식’이다. 즉 “실정법과 정의 사이의 모순의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해당 법이 ‘부당한 법’으로서 정의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는 더 이상 법이 아니다”는 것이다. 부당한 법의 횡행은 다시 처음의 관계 즉 법과 정의의 관계를 되돌아가 정의에 기초한 법의 정당성을 회복하자는 목소리를 내게 한다. 정의는 언제나 불확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질서의 뿌리에 자리잡고 법의 일탈을 되돌리는 준거였던 것이다.


불평등 심화, 법과 정의를 다시 소환하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팽배하고, 학력ㆍ기술ㆍ정보 격차 등으로 불평등이 심화, 확산되는 현실에서 ‘정의’를 다시 생각하고 소환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얼마 전 우리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최근 법의 공정성을 둘러싼 쟁점이 불거지고, 법조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외침이 큰 것도 그 움직임의 하나이다. ‘전관예우’, ‘후관예우’, ‘검언유착’ 등의 터무니없는 용어가 보여주듯, 정의는커녕 최소한의 공정성조차도 종종 실종시켜온 한국의 사법계에, 법과 정의의 황금비를 찾아온 서양의 노력은 또 하나의 성찰을 촉구할 듯하다.


저자소개

- 저자 : 프리츠 로스

1970년 본(Bonn)대학 법학과에서 〈막스 베버의 가치이론과 법 이론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교수 자격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독일 괴팅겐(Göttingen)대학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및 법철학을 강의했다. 이후 주로 형법 도그마틱 분야에서 다수의 저작을 남겼다.


출판일

2021년 1월 27일


자료소장형태

단행본